'낀세대' 신중년

박정현 기자 승인 2024.07.31 09:12 의견 0


신중년이라는 용어는 2017년 8월 정부의 ‘신중년 인생 3모작 기반 구축 계획’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 의미는 50대 초반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새로운 일을 하거나 찾고 있는 5060세대를 가리킨다. 이들은 건강과 교육 수준이 높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 세대다. 하지만 이들이 직면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우선 좋은 일자리가 흔치 않을뿐더러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태에 적응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의무도 이들을 짓누른다.

이와 비슷한 용어로 ‘마처 세대’라는 신조어도 있다. 마처 세대란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서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라는 뜻이다. 보통 베이비붐세대(1955~1963)에 곧 은퇴를 앞둔 1960년대 생이 이에 해당한다. 마처 세대는 아직도 부모를 모셔야 하는 부담에서부터 취업이 늦어지는 자녀들까지 경제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처지다. 그래서 이들을 부르는 또 다른 명칭은 ‘낀 세대’다.

신중년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고령화 진행에 따라 이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또 사회적으로도 그 역할은 큰 의미를 갖는다. 나이에서도 보듯 허리 역할을 하는 세대인 것이다. 젊은 층과 고령층을 잇는 연결고리인 셈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현실은 신중년을 향한 관심이 저조하다. 현재 신중년의 약 80% 정도가 일을 하고 있고 나머지는 쉬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들의 일자리는 정규직보다는 단순 서비스 판매 및 노무직, 단독 자영업, 임시일용직 등에 치우쳐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소득이 낮고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부산시가 최근 ‘5060세대의 친환경 일자리를 위한 ’신중년 ESG(친환경·지역사회·협력행정) 일자리 창출사업‘에 나섰다. 이 사업은 기업체나 공공기관 등이 협력해 친환경적이고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이다. 예컨대 도보 배달이나 트레킹 가이드, 공정여행 강사단 양성사업 등이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도보 배달의 경우 한달 2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시는 이 사업이 신중년들에게 소득을 창출하는 한편으로 건강관리까지 가능해 기대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바람직한 발상이다. 대다수 신중년은 반드시 일자리를 가져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따라서 신중년을 배려하는 일자리 창출 사업은 더욱 확대돼야 마땅하다. 낀 세대로서 애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신중년이 쌓아온 기술, 노하우,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일자리 개발이 필요하다. 아울러 신중년 스스로도 미리미리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적극적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출처 : 전라일보(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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