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풀고 어학연수 떠나고 … 新중년은 열공중

교육시장 VIP된 액티브시니어 자녀들 독립시킨 55~69세
경제력 바탕으로 자기에 투자

박정현 승인 2024.07.23 08:53 의견 0

외국어·한자 방문 교사는 출시 한달만에 1만건 계약
해외서 영어공부·인지력 강화 시니어 특화 프로그램 다양

60대 김형수 씨는 지난달부터 매주 방문 선생님이 찾아오는 '구몬 학습지'를 등록해 한자와 손글씨를 배우고 있다. 김씨는 "방문 선생님이 찾아와 진도를 체크하고 쓰는 법도 교정해줘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며 "방문 선생님 권유로 한자급수시험 4급을 땄다"고 말했다. 그는 "영어 학습지도 추가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몬학습 관계자는 "50세부터 가입할 수 있는 방문 학습지 '구몬액티브라이프'를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계약 건수가 1만건을 돌파했다"며 "자기계발을 하면서 인지력·기억력도 신경 쓰는 액티브 시니어가 주 고객"이라고 말했다.

50대 후반 최종현 씨는 교원그룹 계열사인 교원라이프의 '시니어 한달살기' 상품을 통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다. 오전에는 3시간 영어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한국인 가이드와 현지 체험을 하면서 직접 영어를 써보는 경험을 갖는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한 달 살기 지역과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 산업이 영향을 받는 가운데 액티브 시니어가 새로운 수요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 이후에도 활발한 사회 활동과 여가, 소비를 즐기며 능동적으로 생활하는 '신중년층'으로 만 55~69세가 중심이다. 올해 기준으로 1954~1968년생이다.

이들 세대의 특징은 자신에게 투자할 여력이 커졌다는 점이다. 양육에 들어가던 돈이 자녀의 성장과 함께 크게 줄면서 자신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상대적으로 커진 세대다. 9일 LG경영연구원의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파워' 보고서에 따르면 40세부터 54세까지는 '부모로서의 삶'에 경제적 지출이 맞춰져 있지만, 55세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자신에게 투자를 집중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통계청에 따르면 시니어로 구분되는 50대 이상 인구는 2000년 958만명에서 2022년 2173만명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040년에는 2809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학령인구 급감으로 고민하던 교육 업계에서는 은퇴 이후에도 여전히 배우고자 하는 욕구와 두뇌·정신건강에 관심이 많은 액티브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교육 업계 관계자는 "영어와 일본어 같은 외국어 수업, 인지 기능 훈련을 위한 학습 등 시니어가 원하는 교육 과정의 상당 부분이 기존 유아동 콘텐츠와 유사하다"며 "디자인과 커리큘럼만 연령대에 맞게 수정하면 큰 투자를 하지 않아도 고객층 확장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구몬학습이 지난달 출시한 50대 이상 전용 학습지는 한 달 만에 1만건 계약을 달성했다. 50대가 43.9%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9.2%, 70대 이상도 26.8%나 됐다.

학습지 '눈높이'로 잘 알려진 교육기업 대교 역시 시니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대교뉴이프'는 전문 선생님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시니어의 인지능력과 연관된 각 기능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콘텐츠로 수업을 진행한다. 최근에는 시니어 전문 방송 채널도 선보였다.

액티브 시니어만을 겨냥한 교육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중장년층 대상 교육·여가 종합 플랫폼을 표방하는 베테랑소사이어티는 만 4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 출처 : 매일경제 2024.07.09 이새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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