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4)에서 자체 인공지능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공개하며 AI시대를 공식 선언했다.
오픈AI와 손잡고 음성비서 시리에 ‘챗GPT-4o’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알파벳과의 AI 디바이스 전쟁 선언을 의미한다. MS는 오픈AI에 130억 달러를 투자한 최대주주로 그동안 오픈AI 기술을 독점적으로 사용해왔다. 그런데 애플과의 협업으로 이 ‘독점 구도’가 깨졌다. 동시에 아이폰 사용자는 구글의 검색엔진뿐만 아니라 GPT-4o를 통해 검색하고 질문하기 때문에 구글의 트래픽 감소와 광고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다.
◇ 온디바이스 AI 전쟁이 시작됐다
PC 운영체제의 최강자인 MS는 오픈AI 기술로 ‘AI PC’를 탄생시켰다. 키보드에 ‘코라일럿’을 추가해 키를 누르면 바로 코파일럿 메뉴가 뜨도록 했다. GPT-4가 탑재된 코파일럿은 사용자와 소통하며 이메일 작성, 질문 답변, 이미지 제작 등을 손쉽게 해주는 PC안에 거주하는 AI비서 역할을 한다.
메흐디 부사장은 “윈도우에 시스템, 반도체, 하드웨어까지 AI를 통합 적용해 올해를 ‘AI PC의 해’로 만들어 지능적인 컴퓨팅의 미래를 열 것이다”고 밝혔다.
AI의 전쟁 무대가 기기싸움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10월 ‘메이드 바이 구글(Made by Google)’행사에서 스마트폰 ‘픽셀8’을 ‘AI 폰’으로 애플과의 패권전쟁에 뛰어들었다. 대화형 AI도구 ‘바드’를 탑재해 AI 비서, 이미지 수정 기능을 추가해 ‘내 손안의 AI’를 가능케 했다. 한발 더 나가 구글은 삼성전자와 동맹을 체결해 제미나이 프로와 이마젠2를 탑재한 ‘갤럭시 AI’를 등장시켰다.
◇ 생성형 AI, 개인화된 지능 비서가 된다
여기에 애플이 ‘온디바이스 AI’시대를 선언하며 발표한 게 ‘애플 인텔리전스’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애플워치 등 모든 애플 기기에 제공되는 강력한 생성형 AI 개인지능시스템(Personal Intelligence System)이다. AI가 사적인 대화나 경험의 맥락까지 이해해 이용자 맞춤형으로 개인화 서비스(Personal Context)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텍스트 요약, 생성, 자동 수식 계산, 이미지나 이모티콘 생성 등도 ‘온디바이스 AI 형태’로 제공된다.
모바일의 모든 기능을 시리에게 말만 하면 그대로 실행해주는 꿈의 ‘모바일 AI’를 구현해내게 된다. 시리를 단순 ‘음성 AI비서’가 아닌 자체 개발한 소규모 언어모델을 바탕으로 ‘온디바이스 AI’로 진화시켜 사용자가 스마트폰·패드·컴퓨터·와치를 자유자재로 친구에게 이야기 하듯 ‘말’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 하이브리드 AI, 데이터 보안시대 연다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는 수집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가능할까?
애플은 이를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Private Cloud Compute·PCC)’라고 규정했다. 자신들의 AI반도체가 탑재된 데이터센터(클라우드)를 만들어 여기서만 고객 데이터를 처리한다는 것이다. 즉 처리 용량이 큰 것은 클라우드에서, 온디바이스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디바이스에서 처리하는 하이브리드 AI세상을 예고하고 있다. 개인 데이터의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지켜내면서 개인화된 AI를 구현해내겠다는 도전이다.
애플은 그동안 특별하고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으로 ‘애플빠’를 탄생시켜 ‘콘텐츠의 지배자’가 됐다. 애플의 ‘모바일 AI’전략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 와치의 생태계에 더욱 고객을 빨려들게 하는 락인(Lock-in)전략이 숨겨져 있다. 각기 다른 디바이스에 고객 데이터가 흩어져 있는 구글이나 삼성, MS와 달리 애플은 아이폰-맥-패드-와치를 하나의 생태계로 개인정보를 공유하고 있어 나를 가장 잘 아는 ‘맞춤형 AI’서비스로 차별화할 수 있다. 디바이스의 미래는 개인 데이터를 매개로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AI, 가장 쓸모 있는 AI를 제공하는 기업의 승리로 돌아가지 않을까?
출처 : 디지털조선일보(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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