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일자리, 대부분 저숙련·저임금

신체·정신적 능력 가지고 있지만
기업들, 연공서열 탓에 고용 꺼려

편집국 승인 2024.06.14 18:23 의견 0

30대에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아이를 키우는 데 전념했던 김모(56)씨는 요즘 작은 공장에서 물건을 포장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일당은 10만원 남짓이지만, 쉬는 것보다는 일을 해서 돈을 번다는 보람이 크다고 한다. 그는 “공장에 내 또래도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많은데, 체력적으로 밀리지 않고 좋고 근로 의욕도 더 높다”고 했다.

요즘 김씨처럼 50~60대에도 적극적으로 일자리 시장에 진출하는 ‘신중년’이 늘고 있다. 이들은 직장을 그만두거나 은퇴한 후에도 여전히 일할 신체적·정신적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상당수가 저숙련·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한다. 1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취업자들의 연령별 일자리 유형을 분석한 결과, 50~60대 취업자는 20~30대 취업자보다 반복 작업이나 신체 활동에 치중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20~30대 취업자들이 주로 연구직이나 관리직 등에 종사한다면, 50~60대는 숙련도를 크게 요하지 않는 대신 임금이 낮은 운전 기사나 단순 제조직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신중년층이 나이가 들면서 생산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저숙련·저임금 일자리로 밀려나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과도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신중년층을 재고용하려는 기업이 많지 않기 떄문이라는 것이다.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재직 기간보다 직무의 내용과 성과에 따른 임금체계를 도입하면 중장년층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신중년층이 경력과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중년층은 그간 쌓아온 경험과 경륜이 충분하기 때문에, 지역의 고용센터 등 플랫폼을 활용해 경력을 살려 재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연계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했다.

<출처 : 조선일보 2024.06.14 강우량 기자>

저작권자 ⓒ 한국신중년중앙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