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한국 100세 연구석학이 만든 '장수 3강 8조'

하자, 주자, 배우자...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 교수

편집국 승인 2024.05.30 21:13 | 최종 수정 2024.06.05 11:18 의견 0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 교수는 한국 100세인 연구 창시자이자 장수 의학 석학이다.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에서 27년간 세포 노화 연구에 매진하다, 2000년대 초반 고령사회연구소를 통해 100세인 연구에 뛰어들었다. 백세인이 사는 마을을 일일이 찾아가 그들의 생활 패턴과 식이 습관을 조사하고, 각종 운동 기능과 혈액 검사를 해서 분석했다.

100세인에 대한 방대한 연구는 <한국 장수인의 개체적 특성>, <100세인 이야기> 등의 책으로 나왔다. 박 교수가 최근 한국인 특성을 감안한 장수 수칙 3강 8조를 만들었다.

◇장수를 만드는 시대

백세인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구곡순담’(구례, 곡성, 순창, 담양)에도 세월에 따른 변화가 왔다. 백세인 특성이 지난 20년간 달라진 것이다. 우선 남자 백세인 비율이 늘었다. 20년 전 남녀 비율이 1:12였던 것이, 1대5로 늘었다. 흡연율은 13%에서 3%로 급격히 줄었다. 애초 백세인의 흡연율이 당대 사람들보다 낮았는데, 더 낮아진 것이다. 금연이 장수로 가는 조건인 셈이다.

음주율도 16%에서 2%로 줄었다. 대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이동성은 36%에서 45%로 늘었다. 글자를 읽는 백세인의 문해율도 20년 전 13%에서 28%가 돼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백세인이 가족과 동거하는 경우는 90%에서 50%로 절반가량 줄었다. 혼자 사는 백세인도 30%가량 됐다. 요즘 백세인은 전쟁을 통한 가족 상실 경험도 적었다. 박상철 교수는 “자기 스스로 부양하고 자립하는 백세인 비율이 54%나 됐는데, 이들의 삶의 질이 훨씬 높았다”며 “가족 해체로 스스로 부양하고 살아가며 장수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장수 3강 8조

박상철 교수는 시대 변화를 감안한 신(新) 백세인의 조건으로 자강(自强)과 자립(自立)을 꼽았다. 건강 유지를 우선으로 하고, 스스로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공생(共生)도 강조했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같이 장수해야 본인도 장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중국의 철학자 주자가 쓴 유교 경전 대학(大學)의 3강 8조를 은유하여, 장수 3강 8조목을 만들었다. 대학의 8조목은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 등으로 유명한 삶의 지표다.

박 교수의 장수 3강은 하자(Do it), 주자(Give it), 배우자(Prepare it)다. 박 교수는 “예전 백세인은 생활 환경에 잘 적응하여 오래 살아남은 장수형이었다면 이제는 스스로 배우고 공부하여 100세를 만들어가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장수 3강을 위한 실천 항목 8조로는 1. 몸을 움직이자, 2. 마음을 쏟자, 3. 변화에 적응하자, 4. 규칙적이어야 한다, 5. 절제하자, 6. 나이 탓 하지 말자, 7. 남의 탓 하지 말자, 8. 어울리자 등이다.

박 교수는 “앞으로는 스스로 노력하여 과학과 기술을 활용, 생명 현상과 생활 패턴을 바꾸는 응용 장수 시대”라며 “노화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장수를 이어가는 식이 아니라, 건강 행동으로 노화를 적극적으로 줄이고, 사회적 은퇴 시기를 최대한 연장하며, 은퇴하더라도 부단히 움직이는 생활 패턴으로 사는 것이 초장수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저작권자 ⓒ 한국신중년중앙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