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특화된 폴리텍, 신중년 많이 찾아와" [fn 이사람]

박정현 기자 승인 2025.01.20 13:24 의견 0

최재영 폴리텍 지능형에너지설비과 교수
초고령사회 발맞춰 전문과정 마련
인기 많은 설비과 경쟁률 '5대 1'
작년 필기 전부 합격·취업률 84%
학생 증원 예정 "인프라 확충 숙제"

최재영 폴리텍 지능형에너지설비과 교수(폴리텍 제공)

"아직 인생의 전성기를 맞지 못한 사람들을 많이 수용해서 괜찮은 취업처를 발굴해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수료 전에 기업들이 찾아와서 모셔가도록 만들고 싶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폴리텍 '신중년특화과정'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신중년에 특화된 직업훈련을 제공해 인생 다모작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이 프로그램의 인기비결은 높은 취업률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는 곳은 지능형에너지설비과다.

16일 지능형에너지설비과의 학과장을 맡고 있는 최재영 교수(사진)는 "최근 지원경쟁률이 5대 1 정도였는데, 실질적으로 접수를 조기마감해서 그 정도에 그친 것"이라면서 "기업들의 명예퇴직도 늘고, 젊은 지원자도 증가하면서 경쟁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능형에너지설비과는 공조냉동·에너지·소방·가스 등 각종 설비를 시공, 감리, 검사, 운전, 유지·관리할 수 있는 설비전문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학과다. 높은 취업률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중년특화과정의 대표 학과이기도 하다. 2020년부터 시행된 기계설비법이 건축물 등에 설치된 기계설비 관리를 위해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선임하도록 규정·의무화하면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유지관리자 선임이 가능한 국가기술자격 취득자를 우대해 구인수요가 많고, 중장년의 재취업과 일자리 지속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지난해 필기시험은 100% 합격, 자격증 취득률 90% 정도"라면서 "상반기 기준 취업률은 84%로 처음에 선발할 때부터 취업 의지가 강한 사람들을 채용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취업률뿐만 아니란 취업의 질도 높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경찰청이나 소방서, 마사회 등 공공기관에도 많이 진출한다는 것.

특히 해당 학과를 졸업한 선배들과의 끈끈한 네트워크도 하나의 강점으로 꼽힌다. 최 교수는 "멘토·멘티제도를 통해 졸업생 선배들이 와서 취업지도를 해준다"면서 "먼저 취업한 선배들이 취업할 만한 곳에 자리가 생길 때도 적극적으로 알려주고 이끌어주는 선순환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중년들의 높은 학구열은 상상 이상이다. 최 교수는 "베이비붐세대의 현재 중장년층들은 기본적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왔고, 학력 수준도 높은 사람이 많다"면서 "도서관 이용률도 일반 학위생들보다 더 높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공부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을까. 최 교수는 "아무런 지식과 경험이 없이 오는 것이 오히려 낫다"면서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공구를 다루는 일인 만큼 힘든 것은 있지만 못할 것은 없다"고 전했다.

학과를 운영하면서 애로사항은 없을까. 최 교수는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시설이 부족한 점을 꼽았다. 폴리텍은 신중년특화과정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 교수는 "결국 시설은 안전 문제와 결부되기 때문에 실습장이 조금 더 커졌으면 한다"면서 "2026년까지 현재의 6배(1만5000명) 수준으로 훈련인원이 늘어나는 만큼 순차적으로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파이낸셜 뉴스 박지영 기자(2025.0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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